아침_
빨가면 빨간거고, 하야면 하얀거고, 좋음 좋은거고, 싫음 싫은거고, 차든지 뜨겁든지, 늘 그래왔던 나_ 사무실에서 커피 한잔을 내리다_ 떠오르는 기억에 잠시 정신이 혼미하다. 윤리대로 산다는 것, 법대로 산다는 것, 그 영역을 넘어서는 신앙안에서 나는 언제나 그렇듯 혼란스럽다. 소소한 삶의 한 영역에서부터, 깊은 내면의 것들까지, 나를 자유케 할 수 있는 것은 말씀가운데 허락되어진 환경들가운데 누리고 채우는 것들이겠지. 문득 미안해진다. 나 때문이야.. 왜,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은 늘 공존하는 걸까? 아침이 해맑다. 그리고 평화롭다. 그리고 나는 웃는다.
RONDA_
걷고 싶은 날_ 잘 걷지도 못하면서, 조금 걷다보면 다리 아프다고 금새 주저앉고 말면서.. 그러면서도 걷는게 좋은 걸보면, 나도 참 고집스럽고, 무던하고, 또 고집스럽고, 그리고 무던한.. 그런 사람인가 보다. 움푹 솟아난 곳에 아찔한 절벽이 자리한 가옥들이 참 로맨틱하다. 아무래도 올해 내 최고의 키워드는 로맨틱이 아닐까 싶다. 그리운 시절들이 있는 것은, 감사해야 할 일인 것이다. 시야를 시커멓게 태워버릴 만큼 뜨거운 햇살이 곱다. 걷고 싶다. 골목 골목.. 계단 계단.. 발자욱 하나 하나에 힘을 실어, 그 자욱 하나 하나에 의미를 실어, 그렇게 남기는 족적은 뜨거운 태양에 녹아지겠지만, 바람에 담겨진 숨결만큼은 어딘가에 머물어 주겠지.. 다시금 그곳에서 다시 만나, 그 곳을 걸을 때, 잊기 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