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여행증후군이 발동 했다. 스페인을 여행하던 그 시절에, 바르셀로나에 대한 추억보다 말라가에 대한 아련함이 내내 발목을 잡았었더랬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며 점점 바르셀로나에서의 짧았던 강렬함 때문에, 몹시도 그리워하던 시간들이, 몹시도 길었더랬다.
그렇게 바르셀로나는 구석진 마음 한켠에 움크린채 남겨져 있었더랬다.
이 책을 보면서, 바르셀로나에 대한 기억들이, 그때의 그 아쉬움들이 몰랑몰랑 올라오기 시작했다.
바로 옆 이탈리아를 오가면서도 그리울까싶어 차마 돌아보지 못했던 스페인_
아무래도 다시 다녀와야 할 것만 같다.
그리고 이 부부, 참 예쁘고 부럽다.
담백한 삶이 그러하고, 그들의 용기에 더 그러하다.
전체적으로 글도 참 담백한데, 글을 쓰면서 느끼는 것은,
잘쓰는 글들은 간결하다는 것이다.
흉내내고 싶어도 잘 되지 않는 것 중에 하나이다.
그래서 부럽고,
그래서 알겠다.
왜 내가 실패 했는지.
글이라는 것이, 그런 것 같다.
글 쓰는이의 생각의 결을 드러내는 것,
마음의 결을 담아내는 것,
생각의 뿌리를 풀어 정렬하는 것.
밑줄_
사랑하는 상대와 아름다운 걸 같이 보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찰나의 교감
좋은 할머니가 될 것이 분명한 친구와 나란히 나이 든다는 건 참 든든한 일인 것 같아.
익숙해진다는 건 무덤덤해진다는 것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슬플 때 웃겨줘야 하는지, 아니면 충분히 슬퍼하도록 내버려둬야 하는지, 나는 이 나이가 되어서도 아직 모르겠다.
'기한을 정해두고 사는 것'은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을 미리 그리워하는 일이다.
나와 너와 우리 사이에 햇볕이 있고 바람이 있다.
지금 이 순간 머리 위에 펼쳐진 것만 바라본다.
돈이 많다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란 걸 알고 있다.
지나고 보면 실패했던 선택은 잊고 성공했던 선택에 대한 기억이 더 크게 남는 법이니까, 한두 번의 인상적인 성공을 위해 두세 번 실패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질문하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 있다.
가끔 이렇게 미리 그리운 것들이 있다.
여기서는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상식은 온전히 통한다는 것이 매일 느껴진다.
빨리 사는 것이 언뜻 부지런히 사는 것 같지만, 그건 대충 사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천천히 사는 것이 얼핏 게으른 것 같기도 하지만, 그건 정성껏 사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나만 보지 않고 남들이 지금 어떤지도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만 느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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