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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SPAIN(2011)_

까사 바트요_ 가우디의 흔적따라 걷기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Antonio Gaudi 1852~1926)의 흔적따라 걷기 첫번째 까사 바트요.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응용한 가우디의 건축방식은 자유로운 선의 흐름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특히 바다의 물결의 느낌이 그대로 녹아있다.

Casa Batllo 까사 바트요
바요트의 저택으로 요셉 바트요 카사노바(Josep Batllo iCasanovas)가 그라시아 가에 위치한 자신의 집을 가우디에게 보수 요청을 하게 되면서 1904년~1906년까지 새단장을 하게 된 저택.
정면에는 색색의 타일로 장식되어 있으며 지붕의 정면은 물고기 비늘과 파충류를 연상시키는 기와로 덮여 있는데 바다와 용의 모습의 의미한다고 한다.
가우디는 바트요 저택에 창살이 없는 창문과 컬러 유리 등을 설치해 내부의 채광에서도 획기적인 시도를 했다.



천재적인 가우디의 흔적을 따라 찾아간 곳은 까사 바트요,
입구에는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고, 까사바요트 축소 모형과  평면도가 전시되어 있었다.



다른 도시를 생각하고 하루면 다 돌아보는거 아냐? 하고 건방진 생각을 했었던 곳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를 구석구석 다 돌아보려면 음.. 한달도 부족하단거, 일단 꼭 얘기 해두고 싶고 말이죵! 음, 거리를 걷다가 만나게 되는 이곳, 바로 까사바요트. 도로를 걷다보면 사실 그냥 휙 지나치 수도 있는 곳이다. 일단 그렇게 큰 건물이 아니고, 고개를 들고 올려다 보지 않으면 그다지 특별함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겠으나. ㅋㅋ 그냥 그렇게 지나쳐 버리게 하면 곤란하잖아! 그래서 바로 눈치 채게 해주는, 매표소를 발견할 수 있음.
매표소에서 표를 매표 하는데, ㅋㅋ 매표소 직원이 물어본다.

"어디서 왔니?"
"응, 한국에서왔어. 한국 알아?"
"응! 한국 알아, 고맙습니다!"
"어! 한국말 할줄 알아?"
"응! 이거 하나만 배웠어"
"음, 그렇구나.. '반가워 친구' 따라해봐!"
"'반가워 친구' 아.. 어렵다"
"'친구'라는 단어만 기억해!"
"응.. '친구'"
"고마워 친구!"
"나도 고마워 친구! 좋은 시간 보내"



입구에 들어서니 작고 소박한(응?) 계단을 바로 만날 수 있다. 마치 미로를 방불케하는 왔다갔다 요리로 갔다가 저리로 갔다가 돌아다녀야만 하는 묘한 구조의 내부가 매력적이다. 그리고 내부의 디테일이 너무 예술이야! 무엇보다 곡선미가 살아있는 디테일이 아주 예술이다.
테마가 있지만 절대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성실함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되는 곳.



현지인들도 이곳에 들러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곳곳을 둘러본다.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그러나 한국어는 없었다. 잘 되도 않는 영어를 선택해서 곳곳을 다니며 설명을 듣는다. 지역별로 번호가 붙어 있는데 그 번호를 누르면 그 공간에 해당하는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다.



창밖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도 이색적이다.  창문이 어쩜 저렇게 디테일할 수 있을까 싶다. 늘 직사각형 획일적인 창문만 봐온 나로서는 정말이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는 거!!!


그리고 만나게 되는 내부의 유리의 디테일은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는 모양새다.
물을 연상케 하는 유리의 마무리가 인상적이다.


내부 한 곳에 자리한 6번 방에는 방명록을 작성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곳에 나도 흔적을 남겨 보았다. 내 글씨가 담긴 저 노트가 채워지면 어디에 보관이 되어질까? 역사의 흔적에 내 흔적도 고스란히 그렇게 남겨지는걸까? 생각하니 마음이 설렌다. 역사에 동참하고 그곳에 나의 흔적을 남긴다.. 어쩐지 멋있고 의미있게 느껴진다.


수많은 언어들 사이에 한글로 메시지를 남기고 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방과 방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들도 예사롭지 않다.



중간 옥상으로 나 있는 밖으로 나가본다. 이곳에는 색색의 타일 조각들로 꾸며져 있다. 전체 모양들을 보면 가우디의 특색들을 볼 수 있는데, 역시 곡선에 대한 섬세한 표현인 것 같다.


중간 옥상에서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는 남자와 아이, 아마 부녀지간이 아닌가 싶다. 아주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있는 꼬마 아가씨가 인상적이었다.


중간 옥상을 둘러보고 들어와 다시 건물 안쪽으로 들어간다. 계단을 타고 오르고 또 올라 방들을 구석구석 둘러본다.
섬세한 모양새들이 감탄하게 만드는 곳,  창문의 모양새도 다르고, 벽면의 처리도 하나같이 다르다. 천정도 밋밋하지 않고 뭔가 다른 모양새들을 가지고 있다.



가우디의 매력은 역시 유리의 물결무늬 처리가 아닐까 싶다. 층마다 유리를 물결무늬로 처리해 두었는데, 유리에 얼비치는 반대편 불빛이 영롱한게 정말 아름답다. 뭔가 모를 묘한 기분들이 느껴진다. 유리의 그 물결 무늬도 각기 다르다. 그래서 보는 각도마다 그 느낌들이 하나같이 다르다. 한자리에 멍때리고 앉아 그 불빛만 보고 있어도 다양한 느낌을 느끼게 되는 마력을 가진 유리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오디오 설명을 듣는다. 가까이 있을수록 그 중요성을 경이 여기는 경우가 많다. 서울 사는 사람들일수록 남산에 올라가 보지 않았고, 유람선을 타본적이 없다는 말.. 나도 돌아보니 그런 것 같다. 서울 살면서 서울 곳곳을 돌아다녀본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한국에 살면서 한국의 곳곳을 다녀보지 않았구나.. 생각이 들었다. 여기 멀리 스페인에 와서..
이곳 사람들은 그 나라의 경제의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가우디의 흔적을 따라 많이 공부하고 알아가려 애쓰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애쓴다는 표현보다는 당연히 그렇게 하는거야.. 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 그들의 삶의 모습, 그러니까 그들에겐 자연스러운 그 패턴들이 참 부러웠다.
살아가면서 어떤 삶의 방향,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게 된다. 살다보면 우리는 줄곧 잊고 산다. 왜 사는지, 무얼 위해 사는지, 무얼 추구하고 살아가는지, 삶에 대한 고민도 없이 그냥 살아지는대로 사는 경우가 대부분 인 것 같다. 그렇기에 우리는 삶에 대해서 조금더 진지하지 못하고, 더 열정하지도 못한다. 인생은 내가 살아가는대로 살아지는 것이라는걸 우리는 줄곧 잊곤 한다.
이곳에서 배운 것은, 바로 그런 삶에 대한 태도 이다.


아름다운 이 유리는 바로 엘리베이터 문이다. 하핫~ 상상도 못할 모습이다.
엘리베이터는 이 문을 열면 짜잔 나타난다. 물론 버튼을 눌러야 엘리베이터가 당도해 주신다.

엘리베이터의 내부는 요렇게..
엘리베이터에 타면 밖의 문과 엘리베이터 내부의 문 두개를 다 닫아야 한다. 그리고 층을 누르면 그 층에 도착해 내부의 문과 외부의 문을 다 열어야 타고 내릴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탑승할 수 있다는걸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이 재미진걸 놓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지나칠 뻔 했는데, 직원들이 탑승하는걸 보고 물어봤더니 관람객들도 탑승가능하다고.. ㅋㅋ
그래서 낼름 탑승!!! ^^* 요걸 타고 꼭데기 층까지 올라가서 옥상을 둘러보고 계단으로 내려가며 구경하는 코스 선택! 물론 걸어 올라가기에 부담없는 높이지만, 이 엘리베이터.. 특별하니까!


계단 양쪽으로도 이렇게 이쁘게 유리로 처리가 되어있다. 정말 이쁘다!


중간에는 쇼핑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자리잡고 있다. 가우디 관련 기념품들을 이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많은 가구들도 구경할 수 있는데, 이 의자.. 완전 탐났다.
커플용 의자같기도 하고.. ㅋㅋ
1인석 의자 두개가 나란히 일체형으로 붙어 있다. 어쩐지 참 깜찍하기도 하고 익살스럽기도 하다.
저 자리 주인들이 다투고 난 뒤에 저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귀엽고 재미진다.
싸우고 나서 저 자리에 나란히 앉아 tv라도 볼라치면, 얼마나 멀쓱하고 묘할까.. 금새 화해하게 될 것 같다.
탐나네 고 의자..


자.. 이제 지붕에 거의 당도했다. 지붕에서 볼 수 있는 바르셀로나의 모습도 기대가 된다.
창틈 사이로 밖의 모습이 슬쩍 보인다. 기대기대!!!



원형 계단으로 올라가는 길, 창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햇살은 살아있음의 또다른 느낌을 전해주는 통로가 되었겠지.. 생각한다.
어두운 계단을 타고 올라가다 만나게 되는 햇살, 혹은 영롱한 달빛의 투영이 같은 공간에서 매일 다른 느낌을 느끼게 해 주었으리라.


홀로그램을 통해 가우디를 만날 수 있는 곳, 이곳에서 가우디를 잠시 만날 수 있다. 전시장 기획에 대한 부분을 훔쳐볼 수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일을 하다보면 음향이외에도 전시장 기획관련 일들을 어깨 넘어 이야기도 듣게 되고 또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음.. 배울점이 많아 인상적이었다. 전시기획팀들이 누굴까, 어떻게 이것들을 재현했을까, 어떤 컨셉들을 이곳에 녹여 냈을까 무지 궁금했던 곳이다.
홀로그램으로 세탁실을 표현한 것도 그렇고, 물을 소재로 공간을 디자인 했던 가우디의 컨셉을 그대로 한 공간에 표현한 작은 방에서의 물을 볼에 투영반사시켜 천정에 흐르는 물을 표현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하는 일이 그렇다 보니, 전시장 곳곳에 숨겨진 스피커들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했음.. ㅋㅋ


욕실인 것 같다.
밖에서 환한 빛이 욕실 가득 채워진다.
오래되어 낡은 수로가 수도꼭지로 연결되어 있는 모습이 아주 적나라 하지만 왠지 그 투박함속에 균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욕실곁에 자리한 양동이가 앙증맞다.
이런걸 뭐라고 불러야 하나, stager?정도로 표현하면 될까? 암튼 디테일한 꼼꼼함이 돋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한쪽 구석에 자리한 옷장, 이곳과는 조금 안어울릴 것 같은 반듯한 장이 곡선 가득한 공간에서 포인트를 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역시 특별해 보이지 않는 옷장이 이곳에서는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또 다른 욕실에서 아까와 비슷한 형태의 욕실을 만난다. 역시 디테일한 재현이 놀랍도록 반갑다.


원형 계단이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이글루를 떠올리게 했다. 왠지는 모르겠음.. 흰백색, 그리고 곡선 때문이었을까?


그리고 또다른 전시장, 이곳에서도 가우디에 대한 비디오를 관람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눈에 띈것은 천전의 등이었음.


창밖으로 볼 수 있는 바르셀로나 시내.


그리고 만나게 된 꼭데기 층의 지붕. 모양새가 낯선듯 정겹다. 스타워즈에서 본듯한 모양새! ^^*
까사 바요트와 까사 밀라에서 영감을 얻어서 스타워즈 전사들의 투구를 제작했다고 한다.
알고 보면 아~ 하고 더올리게 될 듯! 매력적이고 참 재미있다.
그리고 얼마나 창조적인 사람이고 사고가 열려 있는 사람인지 새삼 감탄하게 만드는 모양들


뉘엿뉘엿 해가 지고 불이 하나둘씩 켜지고 있다. 밑을 내려다보니 한가롭게 도로위를 달리는 차들과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바쁘지 않은 도시, 하지만 넘쳐나는 사람들로 가득한 도시.
바르셀로나의 매력인 것 같다.
수 많은 관광객들로 넘쳐나지만 절대 바쁘지 않은 곳.
느릿한 도시의 분주한 사람들의 게으름이 녹아 있는 곳.


지붕에서 내려다 보는 주변의 경관들이 느른하고 기분좋다.
누군가 앉아 차도 마시고 일광욕도 즐겼을 것이다.
뜨거운 태양아래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즐겼을것이다.
누군가는 시간을 태우며 책을 읽었을 것이며
누군가는 살랑이는 바람에 호사스러운 시간을 까먹기도 했을 것이다.
그 느낌이 나를 풍요롭게 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것만으로도 인생이 살찌워지는 느낌이다.
삶이란 것이 얼마나 감미롭고 위대해 질 수 있는지 느끼는 순간이다.


누군가의 손길이 도시를 이토록 사랑스럽게 만드는가..
오래된 아파트 한켠을 이쁘게 색칠해 놓았다.
누군가의 손길이 골목 한 구석을 아름다운 궁전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 마음이 탐스럽다.
탐스러운 그 마음은 부자의 마음이다.


오랜만에 발견한 검은 머리 사람이다.
함께 등장한 여자사람과 남자사람은 동행인이었다.
일본말을 구사했으니 일본인 일게다.
여자사람은 차분히 도시를 감상하고 남자사람은 꼼꼼하게 가우디의 손길을 카메라에 담았다.
두 사람의 동행이 부러워지던 순간이다.

외롭지 않음이 얼마나 커다란 축복인지 사무치게 외로워보지 않은 이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사무치게 외로워본 자 만이 함께 있음의 소중함을 아름답게 간직할 줄 안다.
그러니 외로움을 겪어보는 것은 커다란 축복인 것이다.
그 외로움을 깊이 담아 본 자만이 함께함의 소중함을 아름답게 녹여낼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다.


뉘엿뉘엿, 이곳이 문을 닫을 시간이 다 되어간다. 사람들도 하나둘씩 이제 건물 밖으로 내려가고 있다.
나도 이제 이곳과 이별을 해야 할 시간이다.
계단으로 내려가는 길, 가슴에 채워진 것만큼 아련한 마음도 한켠데 멤돈다.

알지 못하면 그 어떠한 감정도 생기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가고 보면 조금씩 알게될 수록 아쉬움도 남게 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인 것이다.
사람을 알아갈수록 궁금한 것이 많아지듯, 세상을 알아갈수록, 세상에 대한 눈이 넓어질수록 궁금해 지는 것이 많아지고 애정 또한 커지게 마련인가 보다.
아쉬운 마음이 가슴에 뭉클 들어 앉는다.
내려가는 계단을 하나하나 멀뚱하니 바라보며 다시한번 위를 올려다 본다.
올라갔던 그 길, 내려온 그 곳들을 하나하나 다시 가슴에 담아보니 가슴이 멍먹해 온다.
그리움이 한움큼 내려 앉는다.


마지막으로 건물을 빠져나와 다시금 올려다 보는 까사바요트.
밖에 보이는 창문밖의 모습에서 가우디의 재치와 상상력을 다시 만난다.
묘한 그 모양해 하나하나가 남겨주는 많은 느낌들,
이제 환하게 빛을 발하고 세상을 향해 인사하는 밤의 향현이 시작된다.
다시금 가슴을 뭉클하게 해주는 모습이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했을때엔, 사실은 실망스러운 마음이 제일 먼저였던게 사실이다.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거리마다의 풍경과 가우디의 손길이 자꾸만 마음을 잡아 묶는다.
그리울 수 있으니 다시 돌아볼 수 있고,
다시 돌아볼 수 있으니 다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니 그것으로 된 것이다.

그리움이 없더라면 이 세상이 얼마나 매섭고 차가울까..
그리움이 있으니 이 한세상 떠올리며 회상할 수 있고, 그러니 인생이 더 따뜻할 수 있는 거라고..

그리워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게 얼마나 서글픈 것인지,
가슴 깊이 느끼게 해주던 곳이다.

가슴을 공명하게 해 줄 수 있는 존재_ 그것이 필요한 것이다. 인생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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