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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SPAIN(2011)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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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스_ 해가 제법 길어졌다. 날은 여전히 차지만, 그래도 조금 더 오래 밝은 날이 지속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물론 밤이 짧아지면, 잠을 덜 자게 될 수도 있다는 취약점도 있지만, 피곤하지만 않다면.. 하루에 한시간만 자고서라도 활동에 지장이 없다면..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 날이 길어진다는 건, 여름이 가까워 온다는 의미이다. 여름이 온다는 이야기는 내가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름날의 뜨거운 햇살을 안타깝게 가릴만한 작은 창의 모자를 쓰고 골목골목 헤메이던 날들이 그리워진다. 얼른 비지니스가 자리잡히고,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그게 이번 여름부터 였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직 만나보지 못한 포르투갈의 포르투.. 그 골목을 걸어보고 싶다. 겁도 없이 ..
말라가_ 날이 많이 춥다. 겨울이 그렇게 와버렸다. 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그렇게 때가 되면 받아드리고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게 마련이고, 이 순간도 시간이 흘렀을 어느 순간에, 지금 과거속의 그 순간을 떠올리듯.. 이 순간들도 떠올리는 순간들이 오지 않을까.. 바로.. 호텔입구 교통도 편하고, 둘러볼 곳도 너무 많은 곳 말라가의 중심부에 짐을 풀었었더랬다. 어디든 쉽게 닿을 수 있었던 이곳이 나는 내 짐처럼 편하고 좋았던가보다. 이 마차를 타고 어디든 둘러 볼 수 있다. 가격은 비쌌던 것 같다. 기억 날리 만무하고.. ㅋ 꼬맹이를 대동한 엄마아빠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주로 이용하던 수단이었기에.. 나에겐 사치같이 느껴져서.. 패스하기로 한다. 말라가 골목은 이렇다..
좋을텐데_ 좋을 텐데 너의 손 꼭 잡고 그냥 이 길을 걸었으면 내겐 너뿐인걸 니가 알았으면 좋을 텐데 말라가의 뜨겁고 맑았던 하늘과 밤을 언젠가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다_
RONDA_ 걷고 싶은 날_ 잘 걷지도 못하면서, 조금 걷다보면 다리 아프다고 금새 주저앉고 말면서.. 그러면서도 걷는게 좋은 걸보면, 나도 참 고집스럽고, 무던하고, 또 고집스럽고, 그리고 무던한.. 그런 사람인가 보다. 움푹 솟아난 곳에 아찔한 절벽이 자리한 가옥들이 참 로맨틱하다. 아무래도 올해 내 최고의 키워드는 로맨틱이 아닐까 싶다. 그리운 시절들이 있는 것은, 감사해야 할 일인 것이다. 시야를 시커멓게 태워버릴 만큼 뜨거운 햇살이 곱다. 걷고 싶다. 골목 골목.. 계단 계단.. 발자욱 하나 하나에 힘을 실어, 그 자욱 하나 하나에 의미를 실어, 그렇게 남기는 족적은 뜨거운 태양에 녹아지겠지만, 바람에 담겨진 숨결만큼은 어딘가에 머물어 주겠지.. 다시금 그곳에서 다시 만나, 그 곳을 걸을 때, 잊기 전에, ..
MIJAS_ 미하스는 빨주노초파남보! 선명한 칼라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도시. 우리 시골집 찾아가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은 이곳은 그만큼 참 매력적이고 예쁘다. 은밀하게 숨겨진 골목 안으로의 그 마을은 그야말로 숨겨진 보석 같은 곳. 하얀마을의 대명사로도 불리는 이곳의 골목을 걷는 재미는 생각보다 짜릿하다. 베이직은 화이트.. 그리고 화이트 이외의 색깔들이 하나둘 묘한 조합아래 결정의 하모니를 이룬다. 스페인에 다시 가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역시나 투우이다. 투우.. 너무나도 잔인해서 직접 보기 어렵다지만, 그래도 보고싶은걸 어째.. 못보고 왔으니, 다시 가서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게 나의 생각. 이다. 이곳은 미하스의 작은 투우장인데 마을 정상에 있다. ㅋㅋ 정말 작은 투우장. 제대로 큰 투우장은 론다에서 구..
Vertigo_ 무더웠다. 무덥다기보다는 정말 뜨거웠다. 그 뜨거운 날들을 나는 삼키고 또 삼키며 골목 골목을 걸었던가 보다. 심심할 법도 한데, 참으로 씩씩하게도 잘 걸었던 그 시간들이 심통나게 그립다. 누구든 눈만 마주치면 인사를 할 수 있었던 곳, 새 하얀 치아를 맘껏 드러내며 인사하던 그곳에서의 열린 마음이 그리운게다. 으르렁 거리는 삶에 지쳐 있는 것은 한국 만은 아닐텐데, 그것은 어쩌면, 낯선이들에게만 선사하는 낯선이들만의 선물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이러든 저러든, 어쨌든 나는 그곳에서 완벽하게 낯선 이방인 이었으므로, 그것이 무엇이든 그들의 고마운 마음을 고스란히 거절한번도 없이 받아들였다. 낯선 곳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는 한국에서도 머물러 바라보지 못했던 드레스르 멀건하게 서서 바라보았다. 나도 ..
FRIGILIANA_ 프리힐리아나_ 스페인의 구석 마을에서도 버스를 타고 더 들어가야만 만날 수 있는 작은 마을. 도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버거운 이곳은 그저 스페인의 하얀 마을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네르하와 함께 하얀마을로 로컬 사람들에게 알려진 이곳에서 만난 축제. 마침 찾아간 날이 축제가 한창이었다. 뜨거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구던 그 무대와 뜨거웠던 스페인 사람들의 그 열정에 홀딱 반해 버렸다. 어디서나 만날 수 있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스테이지와 스탭들 이날.. 그저 나는 운이 억수로 좋았을 뿐이고, 이 하얀 마을의 사람들이 어떻게 그들의 삶을 즐기는지를 훔쳐볼 수 있었을 뿐이고, 스페인을 가슴에서 지우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점점 그 뜨거운 여름과 가까워지고 있다...
Toledo 거리_ 쉬운 삶의 감초같은 스토리들은 아무 생각없이 지나쳐 버리기 쉬운 것들로 부터 온다. 특별해 보이지 않은 것들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무것도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는 것들. 일상에 고스란히 녹아 있어 그 경계마저 모호한 조각 조각들. 그 조각들이 하나 둘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비로서 그때서야 보이게 되는 이야기들_ 삶의 조각들을 찾아 하나하나 그 조각들을 맞춰갈때. 삶은 더욱 특별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