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 쓰기를 참 좋아했던 사람이다.
글쓰기, 책읽기, 음악, 커피, 낙서, 멍때리기.. 나의 일상을 채우던 것들인데,
언젠가부터 나의 일상에서 사라진 것들이다.
무엇이 내 삶에 변화를 가져온걸까?
나는 글을 통해 크고 작은 마음의 파편들을 밖으로 꺼내놓곤 했다.
글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커서,
글을 통해 생각을 정리도 하고,
글을 통해 위로를 받고,
글을 통해 나를 성찰하기도 했다.
책을 너무 좋아해서 장소마다 다른 장르의 책을 서너권씩 동시에 읽어가는 것을 즐겨 했다.
다른 장르의 책을 읽을 때마다 다른 세계로 점프해 가는 느낌이 나에게는 꽤나 즐거움을 주었다.
지적 호기심을 채우다가, 나와는 다른 생각과 삶을 살아가거나 혹은 나와 너무 비슷해서 공감하거나 흥미를 느끼게 되기도 하고,
더러는 죄책감이 나를 휘감아 몰때, 책을 통해 위로를 받기도 했다.
여전히 커피는 달고 살지만,
커피를 내려마시며 느끼던 여유는 온데간데 없다.
크레마의 두께와 컬러에 집착하고, 향에 민감하던 나는 카페인을 충전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말도 않되는 상상을 하며, 그 상상속의 무형의 것들을 눈에 보이게 실체로 표출해 내던 그 시간들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지 최근에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전문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면 비로서 알게 되었다.
지난 과거의 내가 해오던 것들이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는 일상에 습관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 들이라는 사실..
그런데 왜 나는 그 좋은 성공할 습관들이 사라진걸까..
이미 나의 일상이었던 그 습관들.. 나에게서 부재가 된 것은 어떤 이유에서 비롯된 것일까?
오늘은 철저히 멍때리기를 해 보겠다고,
그렇게 쉼을 누리겠다고 마음을 먹고 백팩을 메고 집 밖으로 나온 날이다.
남편이 새벽 일찍 일하러 가고,
홀로 집에서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책 한권, 랩탑을 들고 나선 길..
창문이 커다랗게 나서, 하늘이 창문의 절반 이상을 채우는 카페 앉아 책을 읽는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떠난 여행 - 행복의 지도" - 에릭와이너_의 책이다.
꽤 오랜 동안 잡고 있는 지지부진하게 읽고 있는 책이다.
책 제목의 매력과 달리 넘어가지 않던 책을 이곳에서 읽으면서 생각한다.
책이 재미없는게 아니라, 이 재미난 책을 읽어내려갈 맘의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요즘 남편에게 자주 하는 말
"하루가 너무 빨리가! 하루가 48시간이면 좋겠어.."
그럼 남편에게서 돌아오는 말은 같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서 그래!"
그 말이 나에게는 커다란 위로가 된다.
그러면서도 한 편에 드는 마음, '오늘 나는 우선 순위를 잘 선택했던걸까?'
한정된 시간안에 해야 할 일을 다 할 수 없는 날이 99%.. 그래서 늘 나는 우선 순위를 정하고 선택을 한다.
나의 우선 순위는 옳은 오더였을까?
나의 일상에 있어야 할 것들이 남겨지고,
나의 행복을 미루거나 감추는 것들은 일상에서 지워가는 작업을 해야겠다.
삶을 살아가며, 위대한 위인이 될 수는 없더라도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고, 행복하고, 고마움을 표현하고, 미안함을 표현하고, 보둠고 껴안으며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인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의 에너지를 조금더 쏟을 수 있도록, 불필요한 에너지를 새는 에너지를 줄이도록,
우선 순위를 잘 살피는 지혜가 내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
벌써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려한다.
남편이 5시면 일이 끝난다고 했는데..
근처 마트에 들러 장봐서 맛있는 저녁을 해야겠다.
남편이 도착할 즈음.. 따뜻한 저녁을 같이 마주앉아 먹으며 오늘을 이야기하며 주말 저녁을 보내면 참 행복할 것 같다.
떠나버린 일상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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