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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어른아이_

 

 

 

엄마가 많이 회복되어 드럼도 치고, 양말인형도 만들고..

정말 활기에 넘기는 모습에 너무너무 기쁘고 감사했었는데,

다시 많이 아프시다.

나는 마음이 아프고, 내 어미는 몸과 마음이 아프다.

 

세월이 흘러도 자식은 여전히 자식이고, 어미는 여전히 어미인게다.

내가 어미가 되어보지 않고서야 어찌 내 어미의 마음을 알까만은,

연약해진 몸을 보고 그저 마음 녹이는 밤을 보내고마는..

나는 참으로 무력한 딸이다.

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그랬을테지만,

내 어미의 지난 세월이 너무나도 지독하게 힘겨웠음을 알기에..

철없는 늙은 딸래미의 화려해보이는 삶도 부질없다.

 

"엄마! 시골에 땅 팔자! 그리고 엄마 하고싶은거 하고 살아! 편하게 돈 쓰면서 살아! 아직 딸이 능력 부족이다!"

"물려줄건 땅 쪼가리 조금인데.."

 

라고 되려 미안해 하는 내 어미의 마음에 내 마음이 일렁인다.

 

"난 엄마가, 더는 자식들 때문에 미루고, 참고 사는거 그만 했음 좋겠네.."

"네가 자식 낳아봐라.."

 

그랬다.

나는 아직 자식을 낳아보지 못해서,

그 어미의 깊고도 깊은 마음을 모르고,

나는 아직 남편의 실체를 알지 못하기에,

부부간의 사랑이 무언지 모른다.

 

가끔씩 언니와 형부가 다투는걸 보면 형부가 정말 꼴보기 싫게 미울 때가 있다.

그렇게 언니한테 잘해도.. 한번 꼬락지 부리면 정말이지 세상만사 밉다.

"형부 저럴때는 별로야!"

"그러지마.. 내가 잘못해 그런거지 형부 말 하나 안틀려!"

다투고 씩씩거리면 미우련만, 남편이 잘했다고, 내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언니를 보며 생각이 다시 깊어진다.

 

나는..

정말이지 나이만 까먹은 철부지 아이인가보다.

철없는 어른아이..

나는 언제쯤 어른이 되어, 사람들을 감싸 안을 수 있는 따뜻한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명절을 앞두고..

나이찬 어른아이는 4.5춘기를 맞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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