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will know what I feel how I feel when you get Nerja_
지중해의 절경을 볼 수 있다는 그 말 한마디에 찾아간 네르하. 말라가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반 가량을 가서 닿을 수 있었던 곳. 서울 시내의 낯선곳을 찾아 갈 때 조차도 아이폰 어플에 의존해 길을 찾아가는 나인데, 나는 어쩌면 머나먼 그곳까지 온전치 못한 몇년 지난 지도 한장을 들고 떠났던 걸까?
정보지라고 구입한 책에서는 이미 철지난 지도가 버젓이 있었고 교통 정보도 엉망이었다. 뻔히 알면서도 나는 무슨 배짱으로 그 낯선 땅에 설 생각을 했던걸까?
돌이켜 보면, 그 용기가 참으로 대견하고 기특하다.
그리고 정말 잘했다.. 라고 다시한번 고백하게 된다.
연이어 30도를 웃도는 폭염의 중심에서 그리워지는건 뽀송뽀송하게 뜨거웠던 지중해 끝자락의 소박한 마을이다.
지중해가 어디있는건지..
정말 지중해가 있기는 있는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마을에 버스는 참 무심하게도 나를 던져놓고 사라졌다.
걷고..
걷고..
그리고
또..
걷고..
그렇게 걷기를 얼마였을까..
비치복차림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아 있는 곳이다.
반갑다.
말 한마디 통하지 않아도 괜찮고,
7-80년대 한국서 외국사람을 처음 봤을 때의 그 낯설움의 느낌을 나는 이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외부인도 드물고 더구나 동양사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곳에서 검은머리 검은 눈동자의 자그마한 여자사람이 걷고 있다.
그들의 눈에는 나의 모습이 7-80년대 낯선 누군가를 바라보던 나의 눈빛과 꼭 같았으리라.
이방인만이 느낄 수 있는 느낌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니 꽤나 매력적인 경험이란 생각이 들었다.
걷고, 또 걷다보니 뭔가 보인다.
Balcon de Europa.. 9세기 아랍인이 세운 요새가 있는 곳. 그곳에 다다르는 마음은 이미 지중해 한가운데 우뚝 솟았다.
지중해의 맑은 쪽빛 바다와 새하얀 마을의 아름다운 조화.
절벽을 두고 가지런히 모여든 집들이 아름답다.
하얀색과 파란색은 그렇게 투명하다.
뜨거운 태양을 사랑하는 사람들.
차가운 바다에 그 뜨거운 열정을 잠재울 줄 아는 사람들.
다시금 뜨겁게 그 열정을 불태울 줄 아는 사람들.
뜨거운 여름이 그리운건 그 찰라의 열정이었을것이다.
다시금 걸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그때는 꼭 비키니도 준비해 갈거라고,
소심한 다짐을 해본다.
참 빠르게 지나가 버린 시간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늘 감사할 수 있는 순간들을 떠올려보면,
그때 걸었던 그 기분만큼이나 소중한 시간들을 걷고 있음을 느낀다.
물론 다른 느낌의 것들이지만,
분명 같은 DNA의 느낌임을 직감한다.
다시 걸을 거야..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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