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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tory_/PhotoEssay_

그 자리_

잃으면 안되요.
어디로 가는지는 적어도 알아야 하는 거랬어요.
길을 잃었다고 당황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뒤를 돌아 보면 돼요.
여전히 같은 자리에 내가 있을 테니까..

신호가 깜박인다고 망설일 필요도 없어요.
뛰어주면 되는거고,
그게 싫으면,
한 템포 쉬어도 되는 거잖아요.
한 템포 쉰다한들 있던게 사라지는건 아니니까요..



파란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방금 전에 들어온 신호등인데도 왠지 불안하다. 지금 건너면 시간 안에 건널 수 있을까..? 혹시 반쯤 가서 빨간 불로 바뀌어 버리면 어쩌지..? 하는 생각 때문에 깜박이는 신호 앞에서 갈듯 말듯.. 한참을 그렇게 고민한다. 그렇게 망설이다가 발을 떼는 순간 신호는 바뀌고 옅은 신음을 내뱉는다. '이럴 줄 알았어..'

말을 할까 말까.. 전화를 할까 말까..고민에 고민만 벌써 몇일째니.. 혹시 옆에 누군가가 있으면 어쩌지? 라고 생각을 했어. 그렇게 마음을 조이고 있던 어느 날, 너의 알듯 모를 메일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엉클어진 가슴을 부여잡고 멍하니 또 너를 바라만 봐야 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한달.. 3개월.. 그리고 1년.. 네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나는 그렇게 또 후회만 삼키고 있던 그 때.. 너는 다시금 메일로 내 가슴을 울렸지..

                                                                              "잘.. 지내..?"

네 메일 주소보다 더 짧은 그 메일이 가슴을 다시 한번 헤 짚고 있을 때 나는 네게 답메일을 적었어.

                                                                     "난.. 늘 같은 자리에.. 있어.."

잘 지내냐는 말 한마디가 나에겐 왜 "난.. 잘.. 못.. 지내.."라고 들렸던 걸까.. 왜.. 그 짧은 답 메일을 쓰고도 보내기 버튼은 왜 누르지 못했을까..? 손가락 한번만 움직여 주면 되는 것을.. 나는 애써 내게 쓰는 편지에 마음을 가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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