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그 꿈을 지금 기억해..
그 안에.. 내가 있었고.. 또 네가 있었지..
왜 그 시절에 내 꿈은 네 신부가 된다는 거였을까? 그때 너는 코도 많이 흘리고, 맨날 사탕 먹다 질질 흘린 흔적이 옷 앞자락에 진득 했었는데 말이야. 성할 날 없이 너는 온통 흙투성 이었어. 매일 너는 야단 맞는 게 일이었던 것 같아. 정말이지 너는 우리동네 사고뭉치에 골목 대장이었지.
기억나니? 유치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너는 길다란 나뭇가지를 손에 쥐고 나는 네가 꼭 쥐고 있던 나뭇가지 끝자락을 꼭 쥐고 너를 졸졸 따라 가던 길.. 그때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었지. 느닷없이 쏟아지던 빗줄기에 너는 잡고 있던 나뭇가지를 놓더니 막 뛰었었지.. 난 너무 당황스러워 멍하니 그렇게 서 있었던 기억..
비를 쫄딱 맞고 서 있음서 나는 막 울었었지..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지만, 소나기를 맞음서 그렇게 빗물에 쓸려 내리는 내 눈물을 왼팔로 쓱~ 서럽게도 닦고 있을 때.. 그때였어.. 너는 다시 나에게 돌아왔었어 손에 커다란 토란 잎을 들고 말이야.. 토란 잎이 어찌나 크던지 꼭 2인용 우산 같았어.
빗물에 젖은 얼굴인데도 너는 어떻게 알아차린 건지 지금도 궁금해.. 거뭇하게 묻어 있던 땟물이 흘러내리는 손등으로 눈물을 훔쳐 주던 너..
어쩜..
그때의 네 모습 때문에 네 신부가 되고 말겠다고 다짐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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