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고 싶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가.. 3학년이었던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에게는 글쓰는 재주가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면서도
장편소설을 꼭 쓰고 싶어서...
장편소설을 썼던 적이 있었다.
문학 선생님이 교정을 봐주시고, 고교문학 어쩌구 하는곳에 보내지나 싶었는데..
예상대로 나는 글과는 별 인연이 없었던 것 같다.
2009년...
아마도 느즈막한 여름,
하지만 여전히 뜨거운 열기가 온 몸을 타고 올라오던 때 였던 것 같다.
한창 포토에세이가 지금처럼 널부러져 있기 이전...
누군가에게 내보이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만 같은 사진을 보고 포토에세이를 내자는 제안을 받고 준비를 했었더랬다.
그러나 나의 글은 너무나 조악했고, 또 미숙했다.
너무도 가련한 조각들이었기에... 몇번의 조율 끝에 결국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도 여전히 글이 쓰고 싶었고,
그래서 간간이 끄적이며 글을 적어내려 애써왔던 것 같다.
문제는
게으름이었다.
나는 몹시도 게을렀다.
좋은 글을 써 내기에는 너무나도 게을렀기에...
좋은 글을 쓰려면 매일 30분씩이라도 글을 써내려가는 습관이 필요하다는데..
나에게는 그런 부지런함이 없었던 모양이다.
글 재주도 없으면서, 어휘력도 달리면서... 노력조차 하지 않으니 좋은 글이 나올리 만무했다.
여전히 나는 글을 쓰고 싶다.
그것도 잘...
늘 입밖으로 꺼내지 못한 감정들이 입 안에서 웅얼거린다.
걸을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글귀들이...
책상 앞에 앉으면 얌전하게 가라앉아 형체를 알아보기에도 벅차다.
그렇게 나는 또 글을 쓰지 않을 변명거리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렇게 오늘도 글쓰기를 더디한다.
머리라도 좋으면...
기억이라도 하고 단어라도, 그 느낌이라도 떠올릴텐데...
그 순간,
스쳐지나갔던 반드시 기억에 남겨질 것만 같았던 그 것들은...
그렇게 형체없이 사라져 버리고,
다시 텅민 머리... 텅민 마음이 되어버렸다...
게으름에서 벗어나야지...
습관적으로 적어내려가는 것이라도 좋으니...
무어든, 적어내려가야겠다고...
그러다 보면 무언가가 적어내려가 지겠지...
라며,
억지를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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