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던, 그림을 그리던, 노랫말을 쓰던, 작품을 만들던...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제목을 붙인다는 것은 참 의미있는 것이다.
그것은 그 존재에 대한 인정이며, 존중이다.
각 사람에게 이름이라는 선물이 부여되는 것처럼...
그것이 무엇이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상징적 무엇인가를 규정지어 함축시키는 것...
제목없음은,
아직 내 머릿속도, 마음속도 명확하게 정돈되지 않았음일지도,
혹은 너무 많은 큰 줄기들이 있기 때문일테지...
평소에 정리를 잘 하는 스타일은 못되고,
'필'꽂히는 날에 날잡아 버리는 나란 사람에게
오늘은 정리의 시간이 될 수도 있을거란 느낌 팍!!!!
마음을 정리한다는 것은
헝클어진 내 책상을 정리하는 것과 유사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쉽게 생각해 보기로 한다.
그래야 더 만만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다고 하찮다거나 쉬운일은 아니다.
나름의 규칙이 있고, 나름의 컨셉을 유지하며...
하지만 약간의 티가 날듯 말듯한 변화에는 관대할 것.
마음을 정리한다는 것은
마음을 정리한다기 보다는
마음을 담아둘 공간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내게 의미있던 무언가가 의미 없어질 수도 있고,
아무런 의미없던 무언가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때,
길에서 꺽은 이름모를 꽃 하나일지언정
엄지 검지사이에 만지작 만지작 휘둘리다 휙... 날아가버리는 그런게 아니라
투명한 유리병을 뽀득뽀득 깨끗하게 닦아
맑은 물 가득담아,
소복한 줄기 잎을 조심스레 떼어내고는
투명한 유리병에 스르르 미끄러져 담겨지는 한 줄기
그리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고고한 자세로 테이블 위에 올려질 들 꽃하나...
마음을 담는 모양과 비슷한 것 같다.
뭐라는거니...
정말이지 오늘 내 맘은 제목없음이다.
뿌연.... 초점이 맞지 않는 렌즈처럼, 아직은 그래...
조금만 기다려보면 보일거야.
햇살이 참 예쁘다.
낡은 사무실 1층위로 3층을 업고 있는 건물인데...
문득 천정이 투명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햇살이 사무실에 가득 채워지면 좋겠다.
참 예쁜 날들이다.
날씨가 참 예쁘다.
1년 중에 이런 날씨를 즐길 수 있는 날도 있었다는걸...
새삼... 느끼며,
덜 아쉽게, 많이 많이 햇살에 닿아야 겠다.
노랫말 하나하나가,
음 하나하나 지날 때마다,
규정하기 어려운 감정선이 따라 움직인다.
참 예쁜 봄...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