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이라고 했을때, 망설임도 없이 "기도하고 준비할게요" 라고 답한 나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했고, 순응하고, 그리고 준비했다. 너무 짧은 준비시간, 준비되지 않은 마음, 그리고 체력, 그리고 인원... 무엇하나 걱정없을 것이 없었던... 상황가운데, 기도로 준비하고 또 준비하고...
7명이 채워지지 않으면 취소될거라던 얘기에, 함께 기도하며 인원을 채우려 했던... 그렇게 채워진 7인, 그리고 더 힘써 기도했던 10명, 채워진 후 또 기도한 12명... 그렇게 인원이 채워지고 13명이 함께했던 여정.
떠나는 당일까지도 분주했던 시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들 가운데 우리가 과연 그곳에서 누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했던 시간들.
그렇게 떠난 요르단이었다.
준비했던 것이라면 오로지 기도였던 그 시간들... "하나님, 그곳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하나님의 시선을 보게 해 주십시오. 하나님의 천국 잔치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을 경험하게 해 주십시오" 응답하시는 주님을 경험했던 시간.
유년부 아이들 캠프를 시작으로, 11~18세 아이들이 뒤섞어 버스를 타고 간 피크닉, 그리고 진짜 아웃리치 대학 노방전도, 그리고 할 수 있는 날이라면 마다않고 갔던 가정방문(심방).. 이 시간들을 통해서 참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깨달으며 나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보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언젠가는 나도 결혼을 하겠지.. 라며 그나마 깨뜨리지 못했던 통장을 열어 거액을 드려 간 땅. 나에겐 그 비용이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넘쳐났던 향유옥합을 깨뜨려 예수님 발을 씻었던 그것과 어쩌면 비슷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것만으로도 은혜였고, 그래서 그 큰돈이 하나 아깝지 않고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얻어온 것 같아 송구할 뿐이다.
돕겠다고, 나눠주고 오겠다는 마음으로 떠났던 나는 몹시도 교만했던 건지도 모른다.
그곳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그들을 통해 나를 깨뜨리는 값진 시간이었다.
내가 참 사랑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은 시간.. 사실 나에겐 몹시도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었다.
계속 맘속에서 일렁이는 녀석 모하메드...
캠프때 나눠준 간식을 먹지 않고 집에 가져가 동생들 손에 쥐어준 너무나도 착하고 예쁜 녀석. 어쩌면 나의 지난 유년 시절의 기억과 삶 때문일지도 모르나, 이 아이를 떠올릴 때마다 눈물이 나고 마음이 먹먹하다. 하나님의 사랑이 그 아이와 가정에 넘치도록 채워지길 기도해야지.. 다짐하며, 아이의 가족 사진을 하나 뽑아본다. 매일 볼 수 있는 곳에 액자에 꼽아 두고 기도해야지..
가정방문에서 만난 특별한 할아버지, 무슬림 가정이었으며 할아버지는 몹시도 마음이 닫혀있는 듯 했지만, 모든 가족들이 다 요르단에 무사히 왔지만, 아들만은 넘어오지 못하고 시리아 감옥에 갇혀있다던... 며느리는 남편의 석방을 기도하며 금식중이었다. 그렇게 완고하던 할아버지와 그 가족들과 보낸 한시간 가량의 시간, 그리고 며느리를 둘러싸고 가정과 남편을 위해 기도하고... 그래서 였을까? 할아버지의 마음이 열린 모양이었다. 기도를 마치고 다들 그렁한 눈으로 볼키스를 하고 헤어질 때, 유독 그 완강하시던 할아버지께서 현관 밖까지 나와 두팔을 번쩍 치켜들고 손을 흔드셨다. 우리가 코너넘어 사라질 그 때까지... 환한 얼굴로 배웅하시던 할아버지의 모습도 잊지 못할 것 같다.
노방전도통해 경험했던 새로운 시간과 감동. 요르단 땅을 하나님이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또 손길이 얼마나 필요한 곳인지, 시리아 난민들을 만나고 알게 되었다. 비록 화장실을 다섯명씩 쓰고 물을 내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했지만, 역시 인간은 적응력이 무척이나 빠르다. 귀한 팀원들과 좋은 선생님들, 그리고 사랑 가득한 순수한 시리아 난민 아이들과 그 가족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더 깊이 보게 되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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