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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_/CoffeeTime_

내면과 마주하다 이유진 감독

커피와 어울리는, 하지만 차를 사랑하는 반전있는 사람

해가 길어졌다. 퇴근길에 문을 나서면 시꺼멓던 바깥세상이 이제는 형체를 알아볼 만큼, 아니 그보다 뚜렷한 세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날이 되었다. 입춘도 지나고, 이제 봄이 온다. 봄이 뻣뻣하게 굳었던 몸도 풀리는 같은 기분이 든다. 매일같이 찌들어진 일상에도 봄의 혜택이 고스란히 옮겨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향긋하다. 파랗고, 상큼하고, 코끝이 문득 시리지만 따뜻하다. 마치 그녀를 닮은 같다. 때로는 입춘에 맞는 시린 겨울공기 같고, 때로는 향기를 가득담은 싱그러운 들풀 같은 사람 이유진.

어제(아마도 업데이트 되는 날은 며칠이 지나서 일테지만..) 그녀와 마주 앉았다. 갖볶은(볶은지 3일된) 콜롬비아 원두를 손에 들고 찾아온 이유진. 그녀는 여전히 싱그럽다. 곱슬머리는 그새 사라졌고 단정하게 앞머리를 내린 단발머리가 그녀의 발랄함을 순박하게 덮고 있는 했다. 풍부한 향의 원두를 갈며 함께 커피를 내려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몹시도 짧다. 이제는 제법 많은 여자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사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즈음에는 내가 알고 있던 여자사람은 되지 않았었다. 그녀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당당하고 말끔하다. 일에 있어서 철두철미한 그녀는 때론 까칠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는 진심 맑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맑은 마음 때문일까 더러 오해사는 일도 있는 같다. 하지만 또한 상대방의 입장이 아니겠는가 싶어 그녀의 맑음이 변치 않았으면 하고 바래본다.

한국에서의 활동을 잠시 접고 일본 사계에서 활동을 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세종문화회관에서 여전히 묵묵히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이유진 감독. 그녀는 요즘 산과 차에 빠져 있다. 처음 만났을 그때부터 그녀는 책을 좋아 했었다. 처음 만났을 당시에는 나는 책을 지금만큼 가까이 하지 않았던지라 나보다 어렸지만 깊어보이던 그녀였다. 그때 그녀는 책과 커피를 곁에 두고 지내왔고 여전히 그대로 책과 잔을 곁에 둔다. 바뀐건 커피가 아닌 차와 함께이다. 산을 찾아 다니고 차를 우려 마시며 자연을 벗삼고 속의 글들을 찬찬히 음미하는 여유로움이 몹시도 멋있어보인다. 인문학을 좋아하고 철학에도 관심이 많은 그녀는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같아 보인다. 그러니 서슴치 않고 나에게까지 향좋은 신선한 커피까지 들고 발걸음을 해주지 않았을까.. 그저 고마운 마음이다. 그녀의 인생 토막 토막이 몹시도 궁금해진다. 함께 공유했던 시간이 꾀나 길었던 같은데, 궁금한 것들이 많아지는 보면 그녀의 매력은 해가 갈수록 깊어지는게다.

여자사람의 음향이라는 , 고되고 몹쓸 중에 하나 같기도 하지만 가만 보면 여자사람에게 최적의 같다는 생각이 드는건 그녀의 모습때문에 갖게된 생각은 아닐까 싶다. 정확하게 업무에 대해 정리할 알고, 테크닉에 있어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공부하고 애쓰는, 힘쓰는 일에도 마다않는 모습을 때면여자라는 꼬리표는 슬그머니 감춰버리고 싶어진다. 그러고 보면 후배님들은 복이 많은 것이다. 이런 선배 한명쯤 두고 있다는 , 만날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 그녀야 힘겹게 고생을 했을 테지만 누군가 손내밀때 서슴없이 손을 잡아줄 같은 사람. 쿨하게 내어주고 자신을 채울 것만 같은 사람이다.

함께 커피를 내려 마시며 음향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제든지 아낌없이 조언해주고 알려주는 모습에 감동이었다 내용의 대화였다. 그녀도 나도 동의했던 누군가의 배려를 잊지않고 기억하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그녀가 몹시도 어른스러워 보인다. 다른건 모르지만 가지 분명한 것은 음향이라는 필드에서 남자들 틈에서 가만히 숨만 쉬며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벅차고 힘든 일인지 알기에 그녀의 당찬 걸음 걸음이 아름답다.
산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차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에너지에 비해 몹시도 조용한 그녀가 조용해졌다. 여물어가는 삶의 깊이 때문인지 삶의 무게때문인지 없지만 이왕이면 전자이길 바란다.

이유진 감독. 우리 한잔 합시다.. 그때는 커피 말고 차로 하는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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