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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을 기억해_ 본문

PhotoStory_/PhotoEssay_

그 순간을 기억해_

sori4rang_ 2011. 1. 26. 15:12

@ Homestay room of mine in 200804



하지만..
그리워요..
덕지덕지 붙여놓고 영어 공부만 하던 그때가..
지금은 애써 노력해야 할 수 있는 영어 공부..
그땐 정말 하루하루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던 소중했던 시간들..
참..
그립습니다.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 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는..
다시는 지금 이순간을 또 다시 살아낼 기회가 없을테니까요.
또 한번.. 인생에 또한번 그때 그 시절과 비슷한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영어공부에 환장하신 분들에게 고합니다. 영어 잘.하.고. 싶으세요? 누구나 말하는 열.심.히. 라는 말 대신, 인내하라는 말 대신 재미를 찾으라고..
원하신다면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의 영어 성적을 공개해 드릴 수도 있어요. 나에게 영어는 정말이지 나를 정신줄 놓게 만드는 미.친.존.재. 였으니까요..전과목 통틀어 내 인생에 가장 낮은 점수는 언제나 매년 영어 였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날 나는 영어라는 걸 잘하고 싶어졌습니다. 훌륭하고 멋진 엔지니어를 만났거든요. 그와 야이기를 나누고 싶었거든요. 친구가 되고 싶었거든요. 그게 이유였어요. 그리고 나는 영어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영어의 영자도 모르는 내가 영어를 공부하러 먼 땅에 날아간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다들 한마디씩 했어요. '시집이나 가지..' '미쳤구나..' '제정신이니?' '점점..' 다들 만류하던 그 순간에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지금이 딱 나를 위한 시간이라고.. 회사에 결정을 말씀드리고 난 후 두달.. 그리고 보름 동안 준비해서 떠난 그곳에서 나는 오로지 영어만 생각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엔 남들처럼 영화를 물리도록 보고, 읽기 연습도 하고, 방안 빼곡하게 벽마다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단어를 외우려 애썼죠. 그런데 있죠.. 노트만 두꺼워지고 잘 느는 것 같지 않더라구요.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갔어요. 한 손에는 지도를 움켜쥐고 다니며 현지인들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나의 목적지는 늘 같은 곳이었어요. 그리고 그들의 길 안내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외국인들을 대하는 부담감을 줄여가기 시작했죠. 그러다 보니 고맙다는 말도 하게 되고, 이름도 묻게 되었고, 시간이 날 때 뭘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죠.
늘 비슷한 곳에서 길을 묻던 어느날이었어요. 한 외국인이 나에게 와서 먼저 말을 거는게 아니겠어요? 그 친구의 이름은 Haris입니다. 유럽에서 온 Haris는 늘 같은 곳에서 늘 카메라와 지도를 들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 나를 지켜본 모양입니다. 그는 물었습니다. "왜 늘 같은 곳에서 같은 길을 묻니?" 나는 말했습니다.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싶거든.." 그는 또 물었습니다. "왜 두려운데?" 나는 대답했습니다. "낯설기 때문이야.." 라고.. 그리고 Haris는 다시 말했습니다. "친구가 되면 두렵지 않을거야.."라고.. 그때서야 나는 내가 이 곳에 왜 왔는지를 다시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와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이 불씨가 되어 그 먼 곳까지 갔다는 것을요. 다시금 손바닥을 대차게 맞부딪칩니다. 역시.. 소.통. 이었습니다.  그날 나는 처음 만난 Haris와 3시간이 넘도록 공원을 산책하며 수다를 떨었던 모양입니다. 사실 그 친구의 국적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영어를 하나도 못해 단어 하나하나를 듣는데 집중해서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 아직도 기억해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있는 내내 좋은 친구로 곁에서 응원해 주었던 Haris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돌아올 때까지도 물어보진 못했네요.

그 이후 나는 Talkative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디서나 말 많은 동양인 이라는 얘기를 듣는 게 즐거워졌습니다. 영어공부에 환장하셨어요? 왜 영어 공부를 하는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가는 목적지가 분명하면 가는 길도 분명히 보일테니까요.

지금은 벽에 난무한 포스트잇보다는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기를 즐겨합니다. 비록 내 영어가 여전히 미궁속에 있는 근본없는 영어일지 모르지만 너그럽게 받아주고 이해해주는 친구가 있으니까요. 오늘은 Haris에게 그날의 상황을 좀 설명해 줘야 할 까봐요.. 메일에 빼곡히 적게 되겠죠. 그날 참 많이 고마웠다는 말과 함께 고향이 어디냐고.. 꼭 물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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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 프로필사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01.26 22:14 공부라는 단어는 늘 머리 아포...-_-`
    공부방이 참 이뿌내요..ㅎㅎ
    작업은 다 하신건가요??
    오래토록 사랑해온 스킨이라 글쓰기랑 뭐든지 익숙해서 저한태는 참
    좋은 것 같아요..^^
  • 프로필사진 익명 2011.01.27 15:45 비밀댓글입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jusweet.tistory.com BlogIcon 패리 2011.01.27 10:01 방이 너무 이뻐요
    공부가 막 하고싶은 느낌이 드는 그런방이라고해야하나?
    스타일이 살짝 엿보이는 방이네요~
  • 프로필사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02.20 15:31 글도 맛깔나게 쓰시구 ㅎㅎ 저도 비슷한 길을 걸어서인지 완전 공감합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영어는 30점을 넘어본 적이 없었는데.. (그렇다고 다른 과목이 30점을 넘긴 것은 아닙니다 ㅎㅎ) 알파벳도 못 읽었던 저도 미국으로 떠나 미국 애들과 한방을 쓰게 되면서 겪는 일들이 영어를 즐기게 만들어 줬던 것 같아요 ㅎㅎ 하도 재미있게 놀기에.. 저도 껴서 놀고 싶은 그런 ^^;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yildiz.tistory.com BlogIcon yildiz 2011.02.27 16:38 아. Talkative 한 동양인.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데, 가끔은 홀로 말을 삼킬때가 많아요...-_ -
    소통. 소통 없이는 정말...
    저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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