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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꽃 같은 인생이여_

지방을 다녀와 밤 늦은 시각에 강남으로 향한다.
아무리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어도 약속은 지켜야 하겠기에..

무슨일인지는 모르지만, 내 눈빛만으로도 숨소리 하나만으로도 '예나가 요즘 힘들구나.' 금새 눈치채고 위로해주는 이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몽땅 다 꺼내어 놓고 시원하게 털어낼 수는 없어도 누군가의 세심하고 조용한 위로가 얼마나 커다란 힘을 지니고 있는지 깨닫는 순간들이다.

술 한잔 못하는걸 알면서도 안마셔도 좋으니 들고나 있으라며 폼나게 잔을 채워주는 그 마음에 이미 내 마음의 잔은 넘친다.



12시가 넘어 집에 들어가 불이 다 꺼진 집에 도둑고양이마냥 살금살금 들어가 씻고 멍하니 컴컴한 방에서 앉아 있는다. 웅얼거림의 기도가 고요함을 깨운다. 이불속 깊이 몸을 파묻고 눈을 감아보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깊은 새벽을 깨우는 알람소리가 밤새 그러고 있던 나를 흔든다.

뻑뻑한 눈을 꿈뻑이며 차가운 생수한잔을 들이킨다. 마시지도 않은 술에 목이 타들어가는 것만 같다.

"꽃 같은 인생이여.. 필때가 이쁘지..그때가 좋았지라며 사는게 인생이여.
떨어지는 꽃잎이 우는 것 같네.."


버스정류장에서 나누는 흰머리가 아름답게 물든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인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지금 이 순간을 떠올리게 되겠지. 그리고 이 순간을 떠올리며 말하겠지..
"꽃 같은 인생이야. 그때가 좋았지.." 라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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