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얻은 도시 지도 한장을 들고 걷기..
걷고.. 걷고.. 또 걷고..
그렇게 종일 걷다가, 레일을 타고 도시를 떠 돌아 다니다가.. 또 알 수 없는 곳에 내려 또 걷다가.. 그렇게 반복했던 시간..
지나고나면 늘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것들..
표를 끊지 않고 타도 표를 검사하는 사람이 없다. 그야말로 복불 복 이련만.. 그래도 원칙을 따라 해야할 것들은 다 한다. 이놈의 레일 표 구매하는 법을 몰라 한참이나 시간을 허비해야 했던 기억이.. 고스란히 남겨지는 것은 그 앞에서 한참이나 헤맸던 그 경험 덕분이겠지.. 그 어떤 것도 허투로 버려지는 경험이란 없는 거란걸.. 작은 경험을 통해서 또 느끼게 된다.
레일을 타고 가다가 지도에서 손가락으로 찍었던 어딘지도 모르는 어딘가에서 내려 걷고, 또 걷고.. 그리고 또 걷고..
그렇게 걷다보면,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길을 풍경을, 그리고 사람을 만난다.
기대하지 않았던 공기 냄새와, 바람을 만나게 되는 것.. 그 설레임은 그 누군가의 적나라하고 섬세한 설명으로도 성에 차지 않을 늘 그 상상 이상의 세상에 존재한다. 늘 나의 상상을 빗겨가는 다른 맛의 공기와 바람, 햇살이 늘 나를 흥분하게 만든다.
독일 특유의 그 느낌과 건물.. 역시나 설렘을 극도로 고조시키는 것은 늘 나의 생각을 확실하게 깨뜨려주는 것들..
독일의 그 느낌과는 너무나도 다른 순 천연색을 만났을 때의 그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그때도 떠오르지 않았고, 지금도 역시 떠오르지 않는다. 뭐라고 표현하는게 가장 적당하고, 이 장소를 향한 나의 마음을 표현 고스란히 남겨놓을 수 있을까..?
여전히 가늠할 수 없는 영역의 느낌이 남겨진다.
따뜻한 커피한잔.. 처음 만나는 행인과의 짧은 대화.. 손바닥 만한 엽서에 적어 내리는 짧은 편지.. 조심스레 붙이는 우표.. 살며시 눈을 감고 느껴보는 바람의 숨결..
얼어버린 손을 녹여주는 따뜻한 커피에 평소에 즐기지 않는 휘핑크림까지 얹어 달콤함까지 느껴본다. 달콤한 커피와 마음을 녹여보는 짧은 시간의 행복한 호강..
다시 레일을 타고 알 수 없는 곳으로 다시 이동한다.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 그냥 발길이 닿는 곳으로.. 마음이 머무는 곳으로.. 그렇게 또 몸을 옮겨본다.
그렇게 가다보니 익숙한 곳이 보인다. 중앙역.. 처음 독일에 발을 내렸을 그 때의 중앙역 주변은 조금 많이 복잡해 졌으며, 한창 공사중이던 건물들도 이제는 말끔히 정돈되어 있었다. 반가움.. 그래.. 익숙한 것들을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은 반가움으로 그렇게 다가온다. 한번 스치는 인연은 그것으로 쿨한 '안녕'이 될 수 있지만.. 예고 없이, 기대없이 다시 조우하는 인연은 반갑고 설레는 '안녕'이 되며.. 그 헤어짐 또한 아쉬움 가득한 '안녕'이 된다. 그것이 무엇이든..
역사 안쪽은 분주하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또 들어오는 곳.. 수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곳.. 그러기에 역은 사연이 많고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누군가에게는 슬픔으로, 누군가에게는 더 없는 행복의 순간으로 남겨지는 곳..
또 다시 걷기.. 이제는 익숙해진 거리를 걸어본다. 걷고 또 걸으며.. 거리를 그 공기를 저장한다. 어느날.. 다시금 이고에 설 때에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그렇게 담아본다.
걷는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주 작은 손길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손길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 본다는 의미이기도 하므로..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너의 그 시선이 참 유난 스럽다' 라고..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유난 스럽든, 촌스럽든.. 그것이 내가 그곳을 기억해내는 통로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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