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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Factory_/LoveIs_

데뷔무대




Debut Stage




과거 속의 남자를 떠올리며 살고 싶진 않지만 말이야.. 그날은 정말 달콤했었어. 제일 유명한 호텔 카페에 들어간 우리는 두라 너무 가난했던 모양이야. 두 잔의 커피대신 이름이 예쁜 소박한 차 한잔을 주문하고 둘이 함께 아름다운 시간을 빈 글라스에 담았어. 아름다운 선율과 무엇보다 보드라웠던 너의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아일랜드 노부부가 생각나.. 결혼 50주년 기념으로 그 곳에 찾았다고 했지.. 꼭 우리 나이 때에 그 곳에서 우리처럼 시간을 보냈었다고 했어. 그 말이 왜 그렇게 나에겐 달콤하게 들렸는지.. 지금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기분이야. 노부부의 모습을 아마 나는 꿈꿨던 가봐.. 나의 미래가 그들의 모습을 닮게 해달라고..

늦은 밤이 되었을 무렵, 로비를 빠져 나가는 그때였지. 라운지 오른쪽에서 고혹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던 곱슬머리의 흑인 할아버지는 갑자기 나를 불러 세웠지.. 그리고는 피아노 앞에 다시 앉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 난 너무 어리둥절해서 그냥 멍하니 그렇게 이었던가봐. 순간 눈물이 그렁그렁했어. 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그 노래의 가사에, 선율에.. 내 몸이 그렇게 흔들렸던가봐. 그리고 너는 다가와 내 손을 잡아줬지. 그렇게 그 라운지는 너와 나만의 무대.. 첫 데뷔 무대가 되었어. 그곳에서 곡이 끝날 동안 춤을 추었지. 처음이었어.. 난.생.처.음.
곡이 끝날 때까지 라운지에 앉아있던 많은 사람들은 특별한 그날의 무대에 관심을 아끼지 않았어. 곡이 다 끝나고 내가 쑥스러워 할 찰나.. 노부부가 다가와 나를 살포시 안아 주었지.. 그게 힘이 되었던 모양이야. 너와 나.. 손을 잡고 멋진 피날레 인사를 날렸지. 멋지게 서양식으로 말이야.. 그날의 박수 갈채는 초등학교 5학년, 웅변 단상에서 받았던 박수보다 더 우렁찼었어..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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