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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고뇌_

고민이 많아진 모양이다.
어제 밤새 잠못들고 뒤척이다가, 결국 외면하려 했던 내 안의 쓴 뿌리들을 보고야 말았다. 슬프다.
나는 버리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던 모양이다. 쓰디쓴 나의 과거들은 나를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게 붙잡고 있었던거다.
밤새.. 그렇게 끙끙 앓는 고통을 깊이 느끼고서야 깨닫는다. 나는 아직도 멀었구나..


집에 들어가 무심결에 TV를 켰다. 선덕여왕이 홀로 외로운 길을 걷다가 비담에게 기대고 싶어 하는 마음을 비추는 장면이었다.
선덕여왕의 그 마음이 느껴졌다. 내 가슴이 미어진다. 얼마나 외로울까.. 얼마나 기대고 싶었을까.. 얼마나 수도 없이 고민했을까, 얼마나 죽도록 그 순간의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싶었을까.. 그녀의 고통이 내 뼛속까지 전해진다.
남들이 보면 러브라인 어쩌고 하며 기대할 순간, 나는 울어버렸다.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일 것이다.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는 마음이.. 살짝 내 마음을 끄뜨려 삐집고 올라왔다.
하지만 끝도 없이 외롭고 험난한 길을 함께 걸어줄 사람이 어디 존재하기는 하는걸까?


나의 미래는 로또와 같다.
로또에 맞으면 나는 다른 삶을 살게 될테고, 그렇지 않으면 지금과 다름없이 살게 되겠지..
로또에 맞아 내가 이곳을 떠난다고 해도, 그곳에서 내가 성공 가도를 달릴지, 혹은 더 망하게 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장밋빛 세상을 꿈꾸고 그 곳을 향해 달려가는 것 뿐이다. 그래..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의 끈을 한순간도 놓지 않고 열심히..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달리다 보니 필요한 존재가 나타났다. 삶을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고, 미래를 함께 설계할 친구이다. 그랬다. 나는 많이 아둔 했던 것이다. 나 혼자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 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나는 힘에 부친다. 많이..
지금 나는.. 물이 필요하다. 그늘도 필요하다. 매서운 바람을 막아줄 곳도 필요하다.


오늘따라 나 답지 않게 많이 불안한건.. 내 미래에 대한 1mm만큼 더 디테일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그것이다. 울지도, 슬퍼하지도, 약해지지도 마라. 세상은 내 것이다. 세상을 향해.. 당당히 서라. 늘 그래왔듯이.. 그래야 한다.


서럽도록 아팠던, 가슴을 손톱으로 긁어 뜯어내는 듯한 고통이 잠시 멈춰있던 순간 생각했다. 어쩌면..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겠다고.. 그렇다면, 지금.. 나는 무얼 해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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