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사랑도 없고, 변하지 않는 사람도 없고, 변하지 않는 인생도 없다.
100%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럴 확률 또한 타진해볼 수 없을만치, 아득하기에...
어느새 2014년 열번째 달이 마감을 고하고, 이제 새로운 달이 몇 시간 후면 시작된다. 그렇게 2014년의 끝자락을 향해 달려간다.
그까짓 숫자가 뭐라고... 이렇게 숫자에 연연하게 만드는걸까...
힘들었던 시간들이 유독 많았던 올해지만, 그만큼 감사한 일도 많았기에...
토닥여보는 가슴이 옅게 깔리는 콘트라베이스만치 묵직하고 잔잔하다.
비가 온다.
깊은 가을이다.
외롭다고 생각했다.
그럴만도 한거라고 생각했다.
대학에 입학해 처음 만났던 남자친구, 선배와 마주앉아 두런두런 숱한 이야기를 풀어헤치며 하는 말들이 허공속에 사라진다.
모두가 외롭다.
나도 외롭고 그도외롭고 너도 외롭고,
하지만 우린 서로를 돌아보지 않고 여전히 그 언젠가처럼 외줄타기를 하며 서 있는 각각의 존재이기에,
미련 없이 돌아보지 않기로 했기에.
또다시 나는 외로움을 자처하기로 한다.
작년 이 무렵,
만나서 차 한잔 마시고 싶다... 생각이 들었던 사람,
이러저러 핑계를 대며 만나 그 사람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던 날들,
하지만 스타 쪽집게 과외 선생만큼이나 적중하는 나의 직감은 그날도 명중했고 1년을 얌전히 두눈 꿈뻑이며 조용히 숨만 쉬고 있었던 것 같은데...
1년여 시간이 지나고 다시한번 용기를 내었지만,
그가 눈치를 못챘던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없는 것이라는걸 나는 알아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마음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던 것은,
일렁이는 마음은 내 뜻대로 담아놓을 수 있는 마음이 아니기에,
혹여 마지막이면 어쩌나 하는 그 마음이 애처로워
기다리고 또 기다려 보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아닌가 보다.
설레임이 맞는건지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 일렁임이 설레임이 맞는지, 아니면 그저 호기심이었는지...
서너번 마주하고 앉아보면 알 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던건, 나의 욕심이었는지도 모른다.
'딱 세번만 만나주세요!'라고 하는게 맞을까,
아니면 그저 아무런일 없는 듯, 그렇게 가만 바라보며 그렇게 쭉............. 바라보는게 맞는걸까.
혹시 어색해질까 두려워지는 마음 때문에, 그 마음 때문에 오늘도 잔뜩 우물거리는 마음을 눌러담는다.
가을이다.
올 한 해를 잘 마무리 하고 싶은데,
맘처럼 안되는 상황들 앞에서,
얽히고 섥힌 관계들 속에서,
서로의 이익을 위해 외줄타기를 서슴치 않는 고용한 전쟁터 속에서,
나는 무얼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한다.
시월의 마지막날_
여러 생각들이 들락달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