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Germany
나에게도 내가 아닌 모든 사람과 동일하게 24시간이 주어진게 분명한데,
왜이렇게 시간이 빨리도 도망을 가버리는지 모르겠다.
하루도 훌쩍..
일주일은 정말 눈 깜짝 할 새에 지나가 버린다.
벌써 금요일 밤이다.
벌써, 그렇게 되었다.
벌써 라는 표현이 이런때 사용하는 거구나.. 생각이 든다.
화요일쯤.. 되었겠거니.. 생각했는데, 금요일 이라니_
어쩜 이렇게 시간이 잘도 가는걸까?
문득,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던 말과,
시간은 기다려주는 법도 지체하는 법도 없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위로가 되는 것이다.
시간이 이렇게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데, 그것이 나만 빠르게 스쳐 도망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커다란 위로가 된다.
그만큼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고 있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하루하루 알찬 시간들을 보내면서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것은,
한가로이 바람을 가로지르며 투명한 태양을 온몸으로 받던 시간들이다.
그 시간들을 돌이켜 잠시 온 몸을 감싸는 공기를 느껴보는 사치는 언제나 싱그럽고 또 상냥하다.
채 가시지 않은 차가운 공기가 코 끝에 멤돌던 그 순간이 문득 떠오른다.
걷고싶은 충동이 또 다시 발작을 일으킬 것만 같다.
계획대로 라면 두달 후에 포르투갈의 구시가지 골목을 헤짚고 다니겠지..
계획을 취소했지만,
아직 두달의 시간이 남아 있으므로, 실현될 수도 있는 미래이기도 하다.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 앞에서,
그저 나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 마음으로 가슴에 담고 읽어내는 시간들이 감사하다.
환경이 변화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것은 자신에게도 커다란 힘을 불어넣어주기 때문이다.
아직 이른 여름밤의 밤공기가 선선하다.
언젠가 낯선 땅에서 시커먼 하늘아래 초라하도록 자그마한 창문을 열고 누리던 호화스럽던 그날의 밤을 기억한다.
이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