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IN, 2011
어쩌면 사회 부적응자 인지도 모른다.
엄밀히 말하면, 한국사회 부적응자.
왜그렇게 나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 것인가?
30년이 넘도록 살아온 이땅이 왜이렇게 나에게는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인가?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들 보내온 사람들도 더 없이 낯설게 느껴지고, 늘 다니는 길마저도 그 공기가 낯설다.
삶이란 것이 얼마나 고되고 혹독한지 알 수 없으나,
지금 내가 온 몸으로 마주하는 세상은 나를 더 외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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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문제인가?
누구에게나 있는 직장일 수도 있고, 누군가가 간절히 바라는 직장일 수도 있는 안정적인(응?) 직장이 있다.
매달 꼬박꼬박 아쉬운대로 찍히는 통장의 숫자를 보며 한달을 또 계획하고 살아간다.
이번달에도 쓸데 없는데 지출을 많이 했구나.. 반성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생활은 반복에 반복을 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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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기대하는가?
나는 무엇을 기대하길래 이토록 내려놓지 못하는가?
남들이 가는 길대로 따라가면 그만이다.
잘못된 것을 보면 못본척 지나치면 된다.
내 소중한 누군가가 잘못된 길을 가더라도 그냥 모른척 눈한번 지그시 감으면 그만이다.
그러면 아무일도 없단 듯이 모두 그렇게 제 갈 길을 갈 것이다.
그런데 나는 왜 눈을 감지 못하는 것인가.
왜 그러지 못해 늘 미운오리 새끼가 되고 마는가.
그러니 외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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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려고 하는가?
늘 꿈꾸는 세계가 어렴풋하게 있다.
그래 어렴풋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늘 꿈만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얼 얼마나 이루려고 하는가?
빌게이츠라도 될 요량이 아니라면 먼지처럼 사라질 것들에 대한 미련일랑 버려야 한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아무래도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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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것을 가진 것인가?
그렇기에 이렇게 망설이고 있는겐지도 모른다.
갖은게 없어서 늘 조금만 더 채우자 했던 나인 것 같은데,
왜 나는 없다면서 미련없이 떠나는 것에 매번 이토록 인색한 것인가.
그래, 너무 많은 것을 가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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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토록 두려운가?
먼지만큼이나 가벼운 나의 존재의 부속품들?
지난 세월 이만큼 열심히 살았노라 대변해줄 것 같은 내 흔적들 때문인가?
무엇이 그토록 두려운가?
뭐가 나를 이토록 제자리에서 발만 구르게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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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은 어디로 갔나?
내가 꿈꾸던 세상은 어디있는걸까.
꿈이 있었고 꿈이 있다.
방대한 꿈.
남들은 나의 꿈을 들으며 수긍하는 척 고개를 끄덕이며 어색한 미소 넘어로 생각할 것이다.
'넌 그게 가능할거라 생각하니?'
'네 꿈은 도무지 현실성이 없어!'
'두고 봐줄게!'
남들의 눈에 우습게 보일만한 나의 꿈은 나에겐 소중한 꿈이다.
나를 내로 이끌어주는 에너지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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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하라고 누가 그랬던가?
아무도 기대하라 강요한 적 없다.
내 스스로의 강요일 뿐이다.
자발적인 강요를 통해 기대감을 갖은건 오롯히 나의 몫이다.
그러니 그 누구의 탓도 할 생각은 꿈에도 말자.
나의 몫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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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 뿐인가?
그래, 다른 것 뿐이다.
나와 다름을 나쁘다고 할 수 있는이가 누가 있나?
저마다의 기준이 다를 뿐인거다.
그러니 비우자.
애써 이해하려 들지도 말자.
그들의 몫이고 나의 몫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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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것 같다.
가슴이 터질 것 같다.
그리고 시끄럽다.
마음이 참 시끄럽다.
하고 싶은 것들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마음은 더 시끄럽다.
언제쯤이면 조금은 잔잔해 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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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말하는 현실로 나는 존속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할 수 없다.
그저 오늘을 살아낼 뿐이다.
순간,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그저 선택을 하고 살아낼 뿐이다.
내가 외로운 것은 이 때문이다.
껄떡거리는 자들 다 쓸어내고 정말 내 사람하나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누가 내 옆에 있다 한들 같은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어찌 그 외로움이 사라질 것인가.
또 같은 마음으로 나를 이해하는 이가 있다한들 그 외로움이 어찌 다 사라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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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결국 혼자이다.
인생은 5달러짜리 동전하나로 잭팟을 터트리려 애쓰는 게임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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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저 내 영역의 내 기준안에서 행복하길, 평안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