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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Factory_/LoveIs_

FICTION_그여자 그남자1_


걸려온 전화를 받고 급한 마음으로 집을 나서는 그녀.. 아무리 기다려도 오늘따라 버스도 더디온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없이 야속하다. 마음은 먼저 떠나 있고, 버스 정류장에는 그녀 혼자 덩그러니 남아 생각한다. 

'시간은 이분법만 존재하는건가봐..'
약속장소에 가는 사람에겐 절박한 10분..
약속을 기다리는 사람에겐 지루한 10분..
똑 같은 시간이 가져다주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 그것은 마음의 나침반 때문일 것이다. 침이 어디로 향해 있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그 마음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는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말쑥한 모습으로 그녀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소개팅에서 만난 사람과의 자리에서 그사람을 더올렸다. 겨우 네 다섯시간을 함께 공유했던 그 사람이 왜 그 자리에서 떠올랐는지그녀는 알지 못했다. 다만 그녀는 앉아 있는 내내 생각을 했다.
'보고싶다.. 그 사람.. '
갑자기 그녀는 그사람에게 전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나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하고 보러가겠노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럴즈음.. 그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소소한 대화가 오간다. 그녀는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보고싶었어요..' 라는 말을 목구멍에 걸쳐 놓은채.. 그녀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는 생각한다. '이사람이 조금은 나빴으면 좋겠다..'  조금만 뻔뻔하고 조금만 더 나빴더라면 분명 그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그녀도 그토록 혼란스럽지도, 아파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사람에겐 참 지루한 10분이었겠구나..'
그는 그녀를 만나는 내내 단 한번도 눈을 바로 마주치지 못했다. 알수 없는 그리움 덩어리가 그사람의 눈가를 타고 온몸에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알 수 없는 그림자들의 그 사람을 감싸 안고 있는 동안 그녀는 생각했다.
"원래 대화할때 눈을 안마주쳐요? 난 눈을 보고 말하는데.."
"저는원래 그래요.. 눈을 잘 안마주쳐요.. 말할때.."
그녀는 그때 알았다. 그사람이 나쁜사람이 아니라는걸.. 그 사람은 절대로 감정을 속이는 뻔뻔한 사람은 못된다는걸.. 그 사실이 그녀에겐 야속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한번 생각했다. '어쩌면 내 사람이 아니거나.. 진짜 내 사람이거나..'

두번을 만났다. 그녀만의 룰을 따르자면.. 이제 한번의 만남이 더 남아있다. 상대가 어떤 사람이건 삼세번.. 최소한 세번은 꼭 만나고 그 다음을 결정한다는게 그녀의 변하지 않는 철칙이다. 세번째 만남 이후에는 그녀도 결정을 하겠지.. 더 만나거나.. 만나지 않거나..
그녀는 문득 두려워진다. 한번의 만남을 아껴둬야 겠다고 생각했다. 앞선 두번의 만남이 왠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와 달리 그는 마음을 비우기는 커녕 다른 마음을 가득 채우고 그녀를 만났다는 생각에 그녀는 눈물이 와락 쏟아졌다.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평소와 다름없이 밝은 목소리의 그사람.. 이러저러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너무나도 잘하는 그사람.. '이사람 내가 만났던 그 사람 맞아?..' 그녀는 생각한다. 그는 해맑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만날까요?"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침묵이 길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내 얘기좀 들어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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