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답다는 것은 어떤 것 일까.. 생각해 본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을까.. 나는 무얼 하고 있는 것 일까.. 수 없이 많은 나에 대한 질문을 영어 문장 작문 연습하듯 1형식에서 5형식까지.. 끝도 없는 문장들을 빼곡하게 적어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는 여러 번 열정 했던 기억이 있다.
어릴 적에는 그림에 미쳐서 수채화를 그리다가, 중학교에 입학해 동양화 전공 교생선생님이 갈아 놓은 먹 향기에 취해서 동양화로 전공을 바꾸기도 했었다. 한창 사춘기 십대에 나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건 다름아닌 먹 향이었다. 잊을 수 없는 그 향기.. 생각만 해도 지금껏 가슴이 설레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먹 향기에 대한 설렘이 아닌 그 때 내가 설레 하던 내 유년에 대한 설렘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하면서 나는 스피커와 사랑에 빠져 있었다. 남자친구보다 일이 더 좋았다, 내가 사랑하는 샤벳트 아이스크림 보다 더.. 10년이 넘도록 일을 하면서 그들처럼 몇 차례의 사랑을 했었다. 그때의 내 열정은.. 뜨겁다 못해 무감각해질 지경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열정하고 사랑했음에도 나는 지금 혼자다. 이유는 아마도 나에게는 그 그구보다 더 사랑하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랬다.. 나는 내 일을 마르지 않는 샘처럼 사랑했다. 하루하루 새로운 마음으로 내 일을 사랑했고, 내 일터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했고, 내가 채우는 사랑도 사랑했다. 그렇게 나는 내가 지켜가야 할 사랑을 사랑하지 못한 채 외도를 한 것일까? 어떤게 내 진짜 사랑이었던 걸까?
지금 내가 홀로 서 있고, 내 곁에 있는 것이 디자이너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라고 한다면 나를 정말 사랑하는 것,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나의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랬다.. 나는 20대의 뜨거운 열정을 몇 차례의 연애와, 일에 대한 나의 열정으로 설렘 가득 살아왔다. 그리고.. 서른이 넘은 날까지.. 그렇게 사랑하고 있다.. 끊임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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