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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잠시 비움_



작년 독일 작센하우젠의 한 골목에서 만났던 밴치.
다시 이 밴치가 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성당도 잘 있는지, 남겨뒀던 흔적들은 안녕한지,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는 시간..




특별히 변한 것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뭔가가 분명 많이 변해 있는 것을 느낀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변해가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럽기도 하지만,
때로는 소름끼치게 낯설게 다가오는 무엇이기도 하다.

직딩으로 살아가는 삶의 깊이라는게 얼마나 되겠냐만은,
살면서 토해내지 못하는 삶의 찌꺼기들은 언제든 예상치 못하는 비정상적인 개체변이를 일으키기도 하고, 혹은 진화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좋다고도, 그렇지 않다고도 할 수가 없다.
그러니 그런대로 받아들이고 변화에 대한 빠른 대처를 하고 조금 더 앞서 판단을 하는 것, 그것 말고는 어쩌면 딱히 해날 수 있는 것이 없는건지도 모른다.

머리속에 많은 생각들이 기어다닌다.
이러저러한 생각들이 심장을 가지고 공기놀이라도 하듯이 주체할 수 없이 움직일 때가 있는가 하면,
어쩔땐 자가 인식, 작동하는 인공심장은 아닐까 싶을 만큼 무뎌지는 순간도 있다.
몸에 딱 달라붙은 징그럽고 소름끼치는 거머리 한마리가 우뇌골을 핥고 지나가는 것 같다.
어쩐지 섬뜩하다.
그 섬뜩한 순간에 찌릿함을 심장에서 반응하고 있다.
그래서, 다시한번 쥐어짜내보자고 다짐한다.
힘을 내야한다.


낯선 곳. 낯선 사람. 낯선 무엇.
_은 언제나 새로운 세계로 나를 연결해 준다.
그래서 좋다.
낯설움이라는 것이 가져다주는 것은 생각보다 신선하고 상큼하므로.
더러는 쓰고 떪기도 하지만, 시큼함이 언제나 깊은 자극을 주기에 좋다.


잠시 텁텁한 한국의 공기를 갈아치우려 한다.
며칠 동안의 독일행이, 머리 속의 공기를 정화시켜주기를 바란다.
폐속 깊은 곳까지 환기를 시키고 나면 더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 나를 반겨줄 지도 모른다.


기대,
그러니 기대하자.
하루하루, 매 순간순간을 기대하며.
즐기기.

Carpe D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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