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늘어지는 잠은 나를 취하게 만들었다. 흐늘한 하늘은 비를 쏟아부었고, 내 몸은 젖은 솜마냥 무겁기만 했다. 온 몸을 휘감는 편두통이 알싸하게 느껴졌다.
늦은 오후에 약속을 위해 찾은 이태원길은 낯선 땅을 처음 밟던 그때의 느낌마냥 신비롭다. 이태원의 뒷골목은 그렇게 번잡했다. 세상은 요지경이라고 신신애님께서 온맘에 혼을 실어 찬양(?)하셨다. 세상은 정말 요지경이었던게다..
American스타일의 펍레스토랑에는 외국인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고, 아르바이트생과 나만이 동양인 이었다. 마치 프랜즈의 세트장에 내가 들어가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은.. 설명하기 힘들만큼 묘하고 짜릿했다.
밤 9시가 조금 넘어 03번 노란버스를 타고 남산으로 향했다. 무한도전에서 봤던 그 버스다. 외국인의 안내를 받고 나는 한국땅을 관광한다. 참 재미난 일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덕에 푸~ 호강하는구나 싶다.
남산은 인산인해다. 많은 사람들이 가득 메웠다. 위로 올라가보니 서울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절경이 아닐 수 없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소리가 점점 커지고 시끄러운 그 넓은 공간은 아름다운 야경에 마스킹되어 내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아름다운 세상이 눈에 가득 찰 뿐이었다.
아름다운 것들만 보고, 들으며 살 수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문들 들었다. 너무 많은 욕심인가..?
그리고 또 하나.. 사랑하는 사람이 들면 꼭 그 사람 손잡고 그 야경을 봐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또 하나.. 사랑하는 사람이 들면 꼭 그 사람 손잡고 그 야경을 봐야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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