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마도 봄이 왔다는것을 과시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밥 한끼 먹자고, 영화 한편 보자고 문자 보내고 전화해주는 고마운 사내들에게 나의 냉담한 답변은 '일찍 끝나는 날 전화 드릴게요...' 그것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왜이렇게 냉담한 걸까...
분명 나는 지금 사랑이 고프다.
사랑하고 싶다.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아름다운 내 삶을 더욱 멋지게 화려하게 아름답게 치장하고 꾸미고 싶은게 나의 욕심이고 바램인데... 좀처럼 나의 가슴팍은 녹아주지 않는다.
나쁘다고 생각했다.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녹아지면 좋겠다.
봄날의 순들이 언땅을 뚫고 올라오듯... 그렇게... 올라와주면 좋겠다.
#2. 아마도 날씨 때문일 것이다.
비가오면 드라이브를 하고 싶어진다. 비가오면 그 빗줄기와 빗방울을 바라보고 느끼고 싶어진다.
히터가 빵빵하게 나오는 멋진 오토바이의 맛을 봤다. 사실 간도 못봤는데... 갑자기 땡기는 날이 생겼다. 울고 싶은날이면 200km의 속도를 느껴보고 싶다.
'하니군요!' 라고 말했다. 아빠가 생각나서 눈물이 날 것 같으면 달린다고 했더니 나에게 했던 말이다. 요즘은 부쩍 달리는 날이 많아졌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달리다보면 눈물이 마른다.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이놈의 하늘은 오늘 최고로 칙칙하다...
#3. 서른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이 많아졌다. 쓰잘데기 없는 생각들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쓰잘데기 없는 생각조차 없던 날들이 많았던 나로서는 그것마저도 다행이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더 많이 바빠졌다. '원래 서른이 되면 최고로 바빠지기 시작하지...' 예전의 그 누군가가 서른이 넘어 나에게 해준 말이었다.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요즘은 보고 싶은 사람도 잘 보지 못하고 지낸다. 바쁘다는 핑계가 99%를 넘고 있다...
소심해졌다. 보고 싶은 사람에게 연락도 잘 못하고, 궁금한 사람의 안부도 잘 묻지 못한다. 하고 싶은 말도 잘 못하게 되었고... 도무지가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으다...
나이를 심하게 먹기 시작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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